가난한 시(詩)
고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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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1 14:43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가난한 시(詩) / (宵火)고은영
뜨거움이 성충을 키우고
생명의 환원에 분주한 계절
나의 가설은 언제나 민망하다
바람을 솎아내는 음성이 늑골을 울린다
빈약한 시어들은 항상 보리밭을 꿈꾼다
불온하게 달아오르는 미움이나
뻔뻔한 입술로 배설하는 말들은 사장돼야 한다
내가 그대의 미움을 알고 있듯이
직선의 궤적을 고집하는
이 뜨거운 한낮과 더운 말들이
창 너머 풍경에 어른어른 비칠 때
바람이 그리는 동그라미 속
초라한 영혼의 그늘을 본다
절정을 달리는 미움으로 자학하지 마라
혹여 그대의 상처가 깊다 하여도
바람은 무심하고 여름은 뜨거운 것
걷다 보면 세월이 짧다는 것과
짧은 세월을 건너 가을이 오고 다시 겨울이 오면
우리의 시어들은 비대칭의 틀에 갇히고
영혼의 소실점은 점점 그 반경을 좁혀 갈 것이다
20100730
뜨거움이 성충을 키우고
생명의 환원에 분주한 계절
나의 가설은 언제나 민망하다
바람을 솎아내는 음성이 늑골을 울린다
빈약한 시어들은 항상 보리밭을 꿈꾼다
불온하게 달아오르는 미움이나
뻔뻔한 입술로 배설하는 말들은 사장돼야 한다
내가 그대의 미움을 알고 있듯이
직선의 궤적을 고집하는
이 뜨거운 한낮과 더운 말들이
창 너머 풍경에 어른어른 비칠 때
바람이 그리는 동그라미 속
초라한 영혼의 그늘을 본다
절정을 달리는 미움으로 자학하지 마라
혹여 그대의 상처가 깊다 하여도
바람은 무심하고 여름은 뜨거운 것
걷다 보면 세월이 짧다는 것과
짧은 세월을 건너 가을이 오고 다시 겨울이 오면
우리의 시어들은 비대칭의 틀에 갇히고
영혼의 소실점은 점점 그 반경을 좁혀 갈 것이다
2010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