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밤 풍경
고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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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1 14:49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초여름 밤 풍경 / (宵火)고은영
치킨집 앞에서 사람들이
거나하게 맥주잔을 앞에 놓고 깔깔거린다
어느 자리가 파장 났는지
사람들이 일어서더니 서로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늘이 아쉬운 듯 걸쭉하고 뚱뚱한 중년이
다른 중년 여인에게 활짝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한다
" 다음엔 맛있는 김밥을 사드릴게요!!"
" 정말이죠? 호호호"
키 작고 통통한 여인의 행복한 미소가
자정이 넘은 유월의 조용한 구역에
어둠을 가르며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저 일상의 사소한 배려와 따스함
서로에게 늦은 인사를 하면서도
피곤이 배지 않는 모습으로
정겨운 인사들이 따스하다
나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나
살기 급급해진
이 나이에 비로소 바빠져 버린
누추한 시간은 척박하기만 하다
환경의 지배를 받는 존재 앞에서는
어떤 여유도 의지도 굴복해야만 하는 것이다
마치 사랑 앞에 이성이 굴복 되는 것처럼
20090617
치킨집 앞에서 사람들이
거나하게 맥주잔을 앞에 놓고 깔깔거린다
어느 자리가 파장 났는지
사람들이 일어서더니 서로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늘이 아쉬운 듯 걸쭉하고 뚱뚱한 중년이
다른 중년 여인에게 활짝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한다
" 다음엔 맛있는 김밥을 사드릴게요!!"
" 정말이죠? 호호호"
키 작고 통통한 여인의 행복한 미소가
자정이 넘은 유월의 조용한 구역에
어둠을 가르며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저 일상의 사소한 배려와 따스함
서로에게 늦은 인사를 하면서도
피곤이 배지 않는 모습으로
정겨운 인사들이 따스하다
나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나
살기 급급해진
이 나이에 비로소 바빠져 버린
누추한 시간은 척박하기만 하다
환경의 지배를 받는 존재 앞에서는
어떤 여유도 의지도 굴복해야만 하는 것이다
마치 사랑 앞에 이성이 굴복 되는 것처럼
2009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