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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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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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

박인걸 0 222
저자 : 박인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0.6.29     출판사 :
장맛비

비오는 소리를 들을 뿐 창을 열지 않았다.
참았던 울음을 실컷 쏟아내는 비는
어떤 아낙네처럼 며칠 흐느낄 것이다.
채워질 수 없는 공격기제의 응어리들이
가슴속 깊이 덩어리로 떠돌다
고독의 온도계가 한계상황에 놓이면
뚝 터진 봇물처럼 눈물은 폭포를 이룬다.
삶의 무게들이 어깨를 짓누를 때면
고통은 벽돌처럼 켜켜이 쌓이고
위로받지 못하는 현실의 괴탄(怪嘆)은
임계점을 돌파할 때 폭발한다.
먹구름이 서쪽하늘에서 치닫던 오전(午前)
나는 한 밤에 적림(積霖)을 예감했다.
쌓이고 쌓인 분한한 감정을
대상 없이 아무데나 쏟아 부어서라도
가슴이 후련해진다면 나는 반갑게 맞겠다.
그 쓸쓸함과 허전함이 위로가 된다면
밤새 흐느끼는 소리를 참아 주리라.
해마다 비슷한 시기에
슈퍼스타 콘서트 예약처럼 찾아오는
이천이십 년의 여름 장맛비는
분요(紛擾)한 내 가슴도 훔쳐내고 있다.
20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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