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 안재식
안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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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14:12
저자 : 안재식
시집명 : 시인은 시를 쓴다
출판(발표)연도 : 2018
출판사 :
멸치
안재식(1942~. 서울)
바다를 주름잡던 놈이
펼쳐놓은 신문지에 누워있습니다
펼친 신문에서 갖가지 사건이 튀어나와도
짠내만 풍기며 딴청,
유난히 똥그란 눈동자는 방자합니다
아내와 난 마주앉아
놈의 달빛 몸통을 엄지와 검지로 누릅니다
헛배를 불리고 대가리 살짝 잡아당기면
어떤 놈은 똥까지 쏘옥 마음대로 빠져나오고
어떤 놈은 대가리만 댕강 잘리기도 합니다
멀쩡한 놈은 별로 없고
등이 휘거나 비늘 벗겨진 알몸이 많습니다
그걸 보면 말라죽은 가시고기 떠오르고
달밤에 수제비 뜨듯 살다가신 어머니 생각에
짠바람이 쏴아~쏴아 내 가슴을 쓸고갑니다
어머니와는 마주앉아
해보지 못한 멸치 다듬기,
소박한 정 수수로운 사연이
빈 가슴에 근심의 바다를 데리고 오면
나는 달그림자 뜨는 갯마을 찾아 떠납니다
。『시인은 시를 쓴다.2』. 2018
◆안재식 시인은, 중랑문학대학 / 소정문학동인 시문학 강의.
한국문인협회 편집위원, 국제펜문학 자문위원,
안재식(1942~. 서울)
바다를 주름잡던 놈이
펼쳐놓은 신문지에 누워있습니다
펼친 신문에서 갖가지 사건이 튀어나와도
짠내만 풍기며 딴청,
유난히 똥그란 눈동자는 방자합니다
아내와 난 마주앉아
놈의 달빛 몸통을 엄지와 검지로 누릅니다
헛배를 불리고 대가리 살짝 잡아당기면
어떤 놈은 똥까지 쏘옥 마음대로 빠져나오고
어떤 놈은 대가리만 댕강 잘리기도 합니다
멀쩡한 놈은 별로 없고
등이 휘거나 비늘 벗겨진 알몸이 많습니다
그걸 보면 말라죽은 가시고기 떠오르고
달밤에 수제비 뜨듯 살다가신 어머니 생각에
짠바람이 쏴아~쏴아 내 가슴을 쓸고갑니다
어머니와는 마주앉아
해보지 못한 멸치 다듬기,
소박한 정 수수로운 사연이
빈 가슴에 근심의 바다를 데리고 오면
나는 달그림자 뜨는 갯마을 찾아 떠납니다
。『시인은 시를 쓴다.2』. 2018
◆안재식 시인은, 중랑문학대학 / 소정문학동인 시문학 강의.
한국문인협회 편집위원, 국제펜문학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