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국민학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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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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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화 0 393
저자 : 김용화     시집명 : 먼길
출판(발표)연도 : 2020     출판사 : 시학
응봉국민학교 2


잠이 안 와 종이에 낙서하듯 써 본 글이닝께니
친구들말여, 그냥 읽어나 보랑께
1965년은 우리가 6학년 되던 해였잖아
비 한 방울 주지 않아 하늘만 쳐다보던 참에
방학식 전날부터 하늘이 뚫려버린 듯
한꺼번에 모아 뒀던 빗물까지 쏟아붓는 바람에
우리 1반 남자 68명, 2반 여자 40명은
운곡리 권오범 선생님 댁
늦모를 심으러 갔었잖아, 기억 나?
마른갈이 물 고여 손끝이 얼마나 아리고 아팠던지
늦은 점심 먹으러 가 선생님 댁
부잣집 널따란 대청마루에 앉아 있던 일
다행히 그해 농사가 잘돼 평년작 웃돌았다며
사은회 날 특별히 흰떡을 빼 오셔서
어깨 으쓱대고 나눠 먹으며 헤헤대던 일, 생각 나?
단기사이구사년 3월 2일에 입학해 우리는
혁명 공약을 다 외우지 못하고 
1966년 2월 9일 졸업식을 했지
졸업식 다음 날은 종일토록 비가 내렸어
나는 곰팡냄새 쿰쿰한 골방 구석에 옹크리고 앉아
소리 없이 내리는 장지문 밖 빗소리에
귀를 박고 홀짝대며
소리 내 울던 졸업식장 2반 계집애들
울음소릴 듣고 있었다네
지금쯤 할머니가 다 돼 있을 6학년 2반,
예쁘긴 했지만 쌀쌀맞던 고 계집애들 울음소리가 말여
허허, 지금도 말여
내 귓속에선 생생허게 들려오고 있다닝께 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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