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 복숭아와 황도 복숭아 사이 - 詩 김병훈


백도 복숭아는 대서(大暑) 같다
황도 복숭아는 처서(處暑) 같다
그 사이에 있는
복숭아 통조림은 입추(立秋) 같다

백도 복숭아와 황도 복숭아 사이는
혼자인 마음과 외로운 마음 사이다

백도 복숭아와 황도 복숭아 사이에 있는
복숭아 통조림은 절대 고독이다

백도와 황도가 대서와 처서라면
복숭아 통조림이라는 절대 고독은 입추다

백도 복숭아 같은 마음이 대서라면
황도 복숭아 같은 마음이 처서라면
절대 고독이라는 복숭아 통조림 같은 마음은
입추일 것이다

복숭아를 썰어 먹을 때마다
사랑 같은 마음들이
눈물이 주룩 흐르게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