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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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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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만찬

저자 : 윤갑수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0.9.23     출판사 :
가을 만찬/初月

스산한 바람 얼굴 스칠 때
허공을 날던 고추잠자리
하루 새 사라지고 새품이
하늘하늘 살랑인다

억새가 사각일 때 깊어가는
가을의 속삭임소리 잠자는
민둥산을 깨운다

지워버린 여름날의 추억이
곰삭히듯 곱게 물들이고
뚜벅이 같은 바람은 발치에서
가을을 보내려한다

타다만 희나리 같은 가을날
물위에 떨어진 낙엽 밑에서
자맥질하는 물방개가 노닐다
물속으로 사라지듯 가을이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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