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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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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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시인

정촌 0 363
저자 : 정촌 김동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0     출판사 :
바보 시인



시가
사랑도 아니고
사랑이 시도 아닌데
만남과 헤어짐을 어쩌자고
나는 시를 쓰네

시가
밥이 아니고
밥은 시도 아닌데
아무도 몰래 배꼼 흔들면서
고개 옆으로 돌리고
나는 시를 쓰네

시를
모르면서
잘 아는 거처럼
시와 잘 친하지도 않으면서
예쁜 여자 옆에 끼고 희롱하는
녀석처럼 꽃말도 나는 쓰네

밥상머리 앞에서
눈물 젖은 이야기도 쓰네
해피 앤딩이 다 명작일 순 없지만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 맞으며
히죽히죽 바람의 향기에 
바보처럼 젖어서 나는
시를 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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