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이 되면
정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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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7 08:27
저자 : 정촌 김동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0
출판사 :
시월이 되면
정촌아
참 고맙다
달팽이 같은 몽땅한 집에서
달팽이처럼 촌티가
나게 살지만
어느 여인보다도
내가 너를 사랑하사
짓밟히고
구박을 당해도 그럴수록
너를 죽어도 사랑하네
몸 어디가
뻑적지근해도
놀란 가슴 쓸어내리면서
시월이 되면
나는 나를 더 사랑하게 된다
점점 가까이 오던 하늘이
높이지고
멀어지기에
허물어지는 국경선에
봄이 오듯이
사랑한다 나를
더 나는 사랑한다
니가 어디
서 있더라도
누구보다 너를 사랑하사
죽어라 글 써서 작가 행세하지만
팬클럽 하나 없고
읽어주는 독자가 없어서
책 만들어도 밥이 되지 않아
무명생활 30년인데
그렇다고 쓸쓸한 그림자처럼 살지 말자
외로운 나비처럼 살지 말자
추석이 코앞이라서
오늘 책 한 권 부모님께 드렸다
까막눈이라 읽지 못하시더라도
옆에 형님이 있으니
대신 읽어드리면 될 성싶기에
제단에 올려놓고 왔다
지금쯤 다 읽었을까
난생 처음 칭찬 한마디 들었다
아들아
참 욕봤다
몸은 성하고?
밤 날씨가 쫌에 차갑더라
이불은 덮고 자냐?
굶지 말고
건너지도 말고
꼬박꼬박 밥 챙겨서 먹으라잉
코로나가 길을 막고 섰다니
추석날은 안 와도
괜찬다
정촌아
참 고맙다
달팽이 같은 몽땅한 집에서
달팽이처럼 촌티가
나게 살지만
어느 여인보다도
내가 너를 사랑하사
짓밟히고
구박을 당해도 그럴수록
너를 죽어도 사랑하네
몸 어디가
뻑적지근해도
놀란 가슴 쓸어내리면서
시월이 되면
나는 나를 더 사랑하게 된다
점점 가까이 오던 하늘이
높이지고
멀어지기에
허물어지는 국경선에
봄이 오듯이
사랑한다 나를
더 나는 사랑한다
니가 어디
서 있더라도
누구보다 너를 사랑하사
죽어라 글 써서 작가 행세하지만
팬클럽 하나 없고
읽어주는 독자가 없어서
책 만들어도 밥이 되지 않아
무명생활 30년인데
그렇다고 쓸쓸한 그림자처럼 살지 말자
외로운 나비처럼 살지 말자
추석이 코앞이라서
오늘 책 한 권 부모님께 드렸다
까막눈이라 읽지 못하시더라도
옆에 형님이 있으니
대신 읽어드리면 될 성싶기에
제단에 올려놓고 왔다
지금쯤 다 읽었을까
난생 처음 칭찬 한마디 들었다
아들아
참 욕봤다
몸은 성하고?
밤 날씨가 쫌에 차갑더라
이불은 덮고 자냐?
굶지 말고
건너지도 말고
꼬박꼬박 밥 챙겨서 먹으라잉
코로나가 길을 막고 섰다니
추석날은 안 와도
괜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