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 잎은 둥글어지고 - 이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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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7 16:38
저자 : 이문재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마로니에 잎은 둥글어지고
이문재
마로니에 잎은 둥글어지고
멀리 가서 보면 나무 전체 둥글다
저녁에 만나면 어두운 눈동자
많은 돌의 어깨에 앉아
어제의 사랑을 팔목에 새기며
나무 아래
내가 누워 있으면
나는 나무를 돕는 것이다
어두운 눈동자
돌과 무릎을 맞대고
돌의 모습을 하고 잠든다
마로니에 잎은 날마다 둥글어지고
잠들어도 어두운 얼굴
어두움에 희미해지는 외등을 끄고
더 먼 곳으로 가
돌들이 이루는 풍경을 지워 버린다
돌들의 풍경마다 다시 돌을 매달아
멀리 던지고
어제의 사랑을 지나간다
내가 어두운 눈동자를 바라보면
나는 너를 돕는 것
멀리서 보면 수풀 전체 둥글고
나는 너와 어깨를 나란히
사랑이 걸어온 길을 지나며
길의 끝에서
돌의 모습으로 변하는 우리들을
건너다본다
바람과 손잡고 손쉽게 흔들리는
나뭇잎들 둥글어져 있음을
나무와 함께 돌과
더불어 너를 사랑하는 여름날 저녁
어두움에 희미해진 외등을 끄고
너는
내가 움직여 주는 램프의 길섶을 따라
아름다운 그림자를 던지고
그동안 마로니에 잎들은 떨어져
내리고 내려 나무 전체
가라앉는다
어제의 사랑처럼
우리들처럼
이문재
마로니에 잎은 둥글어지고
멀리 가서 보면 나무 전체 둥글다
저녁에 만나면 어두운 눈동자
많은 돌의 어깨에 앉아
어제의 사랑을 팔목에 새기며
나무 아래
내가 누워 있으면
나는 나무를 돕는 것이다
어두운 눈동자
돌과 무릎을 맞대고
돌의 모습을 하고 잠든다
마로니에 잎은 날마다 둥글어지고
잠들어도 어두운 얼굴
어두움에 희미해지는 외등을 끄고
더 먼 곳으로 가
돌들이 이루는 풍경을 지워 버린다
돌들의 풍경마다 다시 돌을 매달아
멀리 던지고
어제의 사랑을 지나간다
내가 어두운 눈동자를 바라보면
나는 너를 돕는 것
멀리서 보면 수풀 전체 둥글고
나는 너와 어깨를 나란히
사랑이 걸어온 길을 지나며
길의 끝에서
돌의 모습으로 변하는 우리들을
건너다본다
바람과 손잡고 손쉽게 흔들리는
나뭇잎들 둥글어져 있음을
나무와 함께 돌과
더불어 너를 사랑하는 여름날 저녁
어두움에 희미해진 외등을 끄고
너는
내가 움직여 주는 램프의 길섶을 따라
아름다운 그림자를 던지고
그동안 마로니에 잎들은 떨어져
내리고 내려 나무 전체
가라앉는다
어제의 사랑처럼
우리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