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소령 내음 - 이성부
관리자
0
4393
2002.08.17 16:52
저자 : 이성부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이 넓은 고개에서는 저절로 퍼질러 앉아
막걸리 한 사발 부침개 한 장 사 먹고
남쪽 아래 골짜기 내려다본다
그 사람 내음이 뭉클 올라온다
가슴 뜨거운 젊음을 이끌었던
그 사람의 내음
쫓기며 부대끼며 외로웠던 사람이
이 등성이를 넘나들어 빗점골
죽음과 맞닥뜨려 쓰러져서
그가 입맞추던 그 풀내음이 올라온다
덕평봉 형제봉 세석고원
벽소령 고개까지
온통 그 사람의 내음 철쭉으로 벙글어
견디고 이울다가
내 이토록 숨막힘 사랑 땅에 떨어짐이여
사람은 누구나 다 사라지지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나씩 떨어지지만
무엇을 그리워하며 쓰러지는 일 아름답구나!
그 사람 가던 길 내음 맡으며
나 또한 가는 길 힘이 붙는다
막걸리 한 사발 부침개 한 장 사 먹고
남쪽 아래 골짜기 내려다본다
그 사람 내음이 뭉클 올라온다
가슴 뜨거운 젊음을 이끌었던
그 사람의 내음
쫓기며 부대끼며 외로웠던 사람이
이 등성이를 넘나들어 빗점골
죽음과 맞닥뜨려 쓰러져서
그가 입맞추던 그 풀내음이 올라온다
덕평봉 형제봉 세석고원
벽소령 고개까지
온통 그 사람의 내음 철쭉으로 벙글어
견디고 이울다가
내 이토록 숨막힘 사랑 땅에 떨어짐이여
사람은 누구나 다 사라지지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나씩 떨어지지만
무엇을 그리워하며 쓰러지는 일 아름답구나!
그 사람 가던 길 내음 맡으며
나 또한 가는 길 힘이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