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에 역사가 있었다 - 이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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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에 역사가 있었다 - 이성부

관리자 0 4327
저자 : 이성부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내가 걷는 백두대간1


오랫동안 나는 산길을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산이 있음에 고마워하고
내 튼튼한 다리를 주신 어버이께 눈물겨워했다
아무 생각없이 걸어가는 일이야말로 나의 넉넉함
내가 나에게 보태는 큰 믿음이었다
자동차가 다녀야 하는 아스팔트 길에서는
사람이 다니는 일이 사람과 아스팔트에게
서로 다 마음 안 놓여 괴로울 따름이다
그러나 산길에서는 사람이 산을 따라가고
짐승도 그 처처에 안겨 가야 할 곳으로만 가므로
두루 다 고요하고 포근하다
가끔 눈 침침하여 돋보기를 구해 책을 읽고
깊은 밤에 한두 번씩 손 씻으며 글을 쓰고
먼 나라 먼 데 마을 말소리를 들으면서부터
내가 걷는 산길이 새롭게 어렴풋이나마
나를 맞이하는 것 알아차린다
이 길에 옛 일들 서려 있는 것을 보고
이 길에 옛 사람들 발자국 남아 있는 것을 본다
내가 가는 이 발자국도 그 위에 포개지는 것을 본다
하물여 이 길이 앞으로도 늘 새로운 사연들
늘 푸른 새로운 사람들
그 마음에 무엇을 생각하고 결심하고 마침내 큰 역사 만들어갈 것을 내 알고 있음에랴!
산이 흐르고 나도 따라 흐른다
더 높은 곳으로 더 먼 곳으로 우리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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