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기만 하다가 - 이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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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기만 하다가 - 이성부

관리자 0 4535
저자 : 이성부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저절로 흐르기만 하다가
우리네 사랑 막혀 있음
어찌 틀 수 있으랴
저절로 넘치기만 하다가
우리 키가 커버린 절망의 담벼락
어찌 넘을 수가 있으랴
그냥 흐르는 물로
어찌 이길 수가 있으랴

뒤돌아보면 어지러운 발자국
눈 들어 앞으로 보면 천길 벼랑 아래
그래도 어찌 이대로 주저앉을 수가 있으랴
우리를 그냥 우리 아닌 마음에
우리를 떠난 마음에
어찌 내맡겨 버릴 수가 있으랴
가만히 서서 어찌 못 박힐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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