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자리에 들어가는 못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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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자리에 들어가는 못물처럼

관리자 0 8535
저자 : 장석남     시집명 :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출판(발표)연도 : 2001     출판사 : 창작과비평사
누구나 혼자 있을 때는
돈 걱정 여자 걱정 같은 거나 좀 면하면
못자리에 들어가는 못물 같은 것이나 생각해보면 좋다
그 못물이 못자리 한바퀴 빙 돌아
새로 한 논둑에 생긴 손자국 발자국 앞에 슬몃 머무는 것
생각해보면 좋다

그것도 아니면
못자리에 들어가는 그 못물의 소리를
하루 중 가장 조용한 시간 가운데다
앉혀보는 것은 어떤가
그 소리로써 잠자리의 곁을 삼아보는 것은 어떤가

못자리에 들어가는 못물처럼
하루나 이틀 살아보는 것은 어떤가
아니, 여러날씩
살아보는 것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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