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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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관리자 0 6949
저자 : 장석남     시집명 : 젖은 눈
출판(발표)연도 : 1998     출판사 : 솔출판사
밤비

                      장석남


밤비는,
참으로 멀리서부터 밤비는
왔구나
낙숫물에 깎이는
섬돌귀는
이 비와 같이 다니느니라
뭉툭하게 닳아졌고
나는 새로 선 비석처럼 귀를 세우고
아득한
비의 여정을 듣는다

이 시간
오동잎 뒤에 세워둔
푸른 잠은 깊어지고
(푸르다니!)
푸른 잠이
너울대며 가는 길도
밤비의 발걸음을 닮았다

그렇지, 밤비 후득이는
오동잎이
우리 生이지
소주 생각 간절한 밤비 속
우리 生이야

오동잎 박차며
코너웍하는 밤비 소리

귀의 골짜기에
흙탕물이 가득 찼다
모두 지나가면

차고 단단한 가을물이
무릎에 구름을 앉히고
동냥밥을 먹는,
또는 손 탁탁 털고
쫄쫄 굶는
그게 生이지
그게,
그것이,
우리 生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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