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의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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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세월

목필균 0 305
저자 : 목필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2     출판사 :
목소리의 세월

 

​                                                                                        목필균

 

흔하고, 편리하고, 빠른
언제라도 소통할 수 있는 목소리가 왔다

먼 옛날
내 동생들 이름도 기억하는 여고 동창생
그 친구의 목소리

누구라도 발걸음마다 꽃길일까
희로애락 조각들이
퍼즐로 맞추어지며 선명해지는 그날들

동서로 멀어진 거리로 제각각 살아도
언제고 만나면 어제 같을 것 같더니

자식들 다 키우면, 자식들 다 혼사 치르면
동동거리던 몇 십 년 마감하고 퇴직하면......

그렇게 미루다가
1시간의 커피 타임도 잃어버린 우리

드문드문 들려오는 목소리는
세월 따라 주름져 가고
이제는 지아비 병 수발로 틈이 없다네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목소리로도 세월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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