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으로 사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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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으로 사는 우리

홍수희 0 284
저자 : 홍수희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     출판사 : .................
기다림으로 사는 우리/ 홍수희
 

행복한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흐르고
아픈 시간은 너무 느리게 흐르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익어가는 떫은 감처럼
사람의 마음도 보이지 않게 익어가고 있겠지

멀미 나도록 술렁이며 출렁이며 흐르는 시간 속에는
부드럽게 익어가는 안쓰러운 네 마음도 있겠지

천사의 깃털처럼 새하얗게 보송보송 익어가는
아직은 거칠고 토박하고 모난 네 마음도 있겠지

아 무엇보다, 고슴도치처럼 까칠한 그 마음 품을 수 있게
좁쌀만 한 내 마음도 아마 차츰 넓어지고 있겠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익어가는 떫은 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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