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기
정건우
0
287
2023.02.01 21:36
저자 : 정건우
시집명 : 생각하며
출판(발표)연도 : 2005
출판사 : 현대기획출판사
돌아보기 / 정건우
왠지 등어깨가 포근해서 돌아보니
꿈에서 깬 사람 얼굴로 놀라 서 있는 너
두 걸음으로 가까워진 거리에서 이제야 만나는구나
은은한 숨결을 뒤에 두고도 널 듣지 못한 것은
너도 내 방식으로 숨 쉬기 때문이냐
내가 울면 너는 팔뚝을 물었고
소리치며 좋아 웃으면 통곡하듯이 속으로 웃었느냐
그렇다면 왜 구태여 나를 따라왔느냐
돌아보는 순간에라도 날 부를 순 없었느냐
언젠가 골목길의 가로등 불빛이 사무쳐 돌아봤을 때
너는 생경한 곳으로 달아나 숨어버렸다
그러지 말라며 손들어 목이 메는데, 너는 길모퉁이에서
아주 긴 그림자로 멀어져 나를 바라보았다
소슬바람처럼 불어오던 고독
그랬느냐, 너는 방금 전까지 그렇게 외로웠던
나였느냐.
왠지 등어깨가 포근해서 돌아보니
꿈에서 깬 사람 얼굴로 놀라 서 있는 너
두 걸음으로 가까워진 거리에서 이제야 만나는구나
은은한 숨결을 뒤에 두고도 널 듣지 못한 것은
너도 내 방식으로 숨 쉬기 때문이냐
내가 울면 너는 팔뚝을 물었고
소리치며 좋아 웃으면 통곡하듯이 속으로 웃었느냐
그렇다면 왜 구태여 나를 따라왔느냐
돌아보는 순간에라도 날 부를 순 없었느냐
언젠가 골목길의 가로등 불빛이 사무쳐 돌아봤을 때
너는 생경한 곳으로 달아나 숨어버렸다
그러지 말라며 손들어 목이 메는데, 너는 길모퉁이에서
아주 긴 그림자로 멀어져 나를 바라보았다
소슬바람처럼 불어오던 고독
그랬느냐, 너는 방금 전까지 그렇게 외로웠던
나였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