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에서 -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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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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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에서 - 정호승

poemlove 0 5971
저자 : 정호승     시집명 : 사랑하다 죽어버려라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바람이 차다 창문을 닫아라
서귀포의 어둠도 추위에 떨고 있다
흐르던 폭포도 굶주림에 얼어붙는
아귀도의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다

창문을 닫아라 두려움은 없다
두려움 끝에 오는 적막이 두려울 뿐
적막 끝에 오는 슬픔이 두려울 뿐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건 사랑일 뿐
세상은 나를 필요로 할 때만 사랑했을 뿐

어둠이 차다 창문을 닫아라
서귀포 앞바다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저기 저 동백 꽃잎 한 점이
눈보라에 숨을 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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