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더 비린 사랑노래 5 - 황동규
poem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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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8 20:24
저자 : 황동규
시집명 : 미시령 큰 바람
출판(발표)연도 : 1993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빛의 속도로 달리다
달리는 방향으로 빛의 속도로 튕겨나가도
빛의 두 배 속도는커녕 앞선 빛을 뒤따를 수밖에 없는
우주 속에 갇혀 살고 있습니다.
밖으로 나갈래야 나갈 수가 없습니다.
한참 떨어져 따라오는 내 모습 보입니다.
(뒤를 보세요,
나의 살과 뼈 사라지고
대신 싱싱한 풀과 흙이 서로 얽고 얽힌 지붕 같은.)
그러나 지금은 앞서가는 그대 내내 한 모퉁이 앞서가고
앞이 캄캄할 뿐,
무작정 걸어 낯선 도시의 기차역에 도착했습니다.
캄캄할 뿐,
광장 앞의 가로등 두 개와
역 시계에 불이 켜 있었습니다.
열두시 정각,
아 아직 시간이!
달리는 방향으로 빛의 속도로 튕겨나가도
빛의 두 배 속도는커녕 앞선 빛을 뒤따를 수밖에 없는
우주 속에 갇혀 살고 있습니다.
밖으로 나갈래야 나갈 수가 없습니다.
한참 떨어져 따라오는 내 모습 보입니다.
(뒤를 보세요,
나의 살과 뼈 사라지고
대신 싱싱한 풀과 흙이 서로 얽고 얽힌 지붕 같은.)
그러나 지금은 앞서가는 그대 내내 한 모퉁이 앞서가고
앞이 캄캄할 뿐,
무작정 걸어 낯선 도시의 기차역에 도착했습니다.
캄캄할 뿐,
광장 앞의 가로등 두 개와
역 시계에 불이 켜 있었습니다.
열두시 정각,
아 아직 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