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망 - 김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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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9 11:40
저자 : 김인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허 + 망
아무런 이유를
갖지 않는 것의 망설임에
고개 숙인 채 배회하는
나의 날개 달린 것들
보이는 하늘만의 세상을 사는 자는
나를 모른다
웃음을 적시 우는
눈물만의 즐거움
즐거워 눈물은 흐른다
눈물은 내 목을 옭아 맨 단두대의 밧줄을
보이지 않을 만큼씩 썩게 하고
매달려도 가속은 나의 무게를 더한다
내가 타오를 노을 속에도
어둠은
이미 담겨 있듯이
나를 생각하는 것은
망각의 시작이 된다
함성의 치욕
적어도 적어야 하는 슬픔의 이슬
이슬 젖은 자화상
잊혀져도 나를 생각하는가
눈 덮인 불의 산으로
신 들고 가는 아이처럼
좁아지는 방안에서
껍데기 들고 떨어져야지
바위 사이로의
새어지는 물 한줌처럼
나도 두터운 껍데기 사이로 새어
초록의 대지에 떨어지고 싶다
불지 않는 바람 움켜쥔 체
굳은 껍데기에 쌓여
나는 침몰한다
허망
허망한 웃음
웃음이 되고 말 것을
웃음으로 웃고 말아야지
아무런 이유를
갖지 않는 것의 망설임에
고개 숙인 채 배회하는
나의 날개 달린 것들
보이는 하늘만의 세상을 사는 자는
나를 모른다
웃음을 적시 우는
눈물만의 즐거움
즐거워 눈물은 흐른다
눈물은 내 목을 옭아 맨 단두대의 밧줄을
보이지 않을 만큼씩 썩게 하고
매달려도 가속은 나의 무게를 더한다
내가 타오를 노을 속에도
어둠은
이미 담겨 있듯이
나를 생각하는 것은
망각의 시작이 된다
함성의 치욕
적어도 적어야 하는 슬픔의 이슬
이슬 젖은 자화상
잊혀져도 나를 생각하는가
눈 덮인 불의 산으로
신 들고 가는 아이처럼
좁아지는 방안에서
껍데기 들고 떨어져야지
바위 사이로의
새어지는 물 한줌처럼
나도 두터운 껍데기 사이로 새어
초록의 대지에 떨어지고 싶다
불지 않는 바람 움켜쥔 체
굳은 껍데기에 쌓여
나는 침몰한다
허망
허망한 웃음
웃음이 되고 말 것을
웃음으로 웃고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