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 김인경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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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9 11:46
저자 : 김인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 열아홉번째 생일을 자축하며
I
흔적 없이 다니는
그림자의 흔적을 따라와
나는 놓여졌다
사선의 어둠을 흔드는 공간에서
처음과 끝이 잘린 시간 속으로
나는 놓여졌다
나를 비웃지 안키로 하고
웃는 나의 동상을
짊어진 체 절며 간다
II
나를 위로하여도
서글픔은 내 것이 아니다
웃고 있는 동상의 서글픔
나는 서글픔을 비웃는다
걷고 있는 피의 십자가여
숨쉬지 안키에 이름 없는 아이들이여
걷고 있기에 뛰지 않는 다리 없는 거리의 이름들이여
달빛과 붉은 국화
초조함과 공허함
사와 십삼
열아홉번째 생일
스므번째 생명의 뒤틀림
지금은 비웃지 못한다
III
절반의 행복과 절반의 불행이
벽을 쌓고
시간은 거슬러 간다
오늘도
벽에 오른다
썩은 고기덩이에 불과한 나의 형상
떨어져 머리는 깨지고
번개에 등은 갈라져도
사방으로 퍼지는
피와 살조차
벽을 넘진 못한다
다시금 올라도
뼈만의 형상으로는 넘지 못한다
매미로 부활한
굼벵이의 시체처럼
껍질만이 남아 벽이 되어가고
비 한 방울도
산의 중력으로 스며드는 비수가 된다
나의 형상에 침을 뱉는 날개 달린 시신들
난 그들이 밉지 않다
나의 시신에도
날개가 돋으려 하여 밉지 않다
날개가 돋는 날
다시 나지막한 생명의 태동이
벽 너머 아련한 곳
어디에선가 시작될 것이다
I
흔적 없이 다니는
그림자의 흔적을 따라와
나는 놓여졌다
사선의 어둠을 흔드는 공간에서
처음과 끝이 잘린 시간 속으로
나는 놓여졌다
나를 비웃지 안키로 하고
웃는 나의 동상을
짊어진 체 절며 간다
II
나를 위로하여도
서글픔은 내 것이 아니다
웃고 있는 동상의 서글픔
나는 서글픔을 비웃는다
걷고 있는 피의 십자가여
숨쉬지 안키에 이름 없는 아이들이여
걷고 있기에 뛰지 않는 다리 없는 거리의 이름들이여
달빛과 붉은 국화
초조함과 공허함
사와 십삼
열아홉번째 생일
스므번째 생명의 뒤틀림
지금은 비웃지 못한다
III
절반의 행복과 절반의 불행이
벽을 쌓고
시간은 거슬러 간다
오늘도
벽에 오른다
썩은 고기덩이에 불과한 나의 형상
떨어져 머리는 깨지고
번개에 등은 갈라져도
사방으로 퍼지는
피와 살조차
벽을 넘진 못한다
다시금 올라도
뼈만의 형상으로는 넘지 못한다
매미로 부활한
굼벵이의 시체처럼
껍질만이 남아 벽이 되어가고
비 한 방울도
산의 중력으로 스며드는 비수가 된다
나의 형상에 침을 뱉는 날개 달린 시신들
난 그들이 밉지 않다
나의 시신에도
날개가 돋으려 하여 밉지 않다
날개가 돋는 날
다시 나지막한 생명의 태동이
벽 너머 아련한 곳
어디에선가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