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 김인경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일 - 김인경

관리자 0 4189
저자 : 김인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 열아홉번째 생일을 자축하며

I

흔적 없이 다니는
그림자의 흔적을 따라와
나는 놓여졌다

사선의 어둠을 흔드는 공간에서
처음과 끝이 잘린 시간 속으로
나는 놓여졌다

나를 비웃지 안키로 하고
웃는 나의 동상을
짊어진 체 절며 간다


II

나를 위로하여도
서글픔은 내 것이 아니다
웃고 있는 동상의 서글픔
나는 서글픔을 비웃는다

걷고 있는 피의 십자가여
숨쉬지 안키에 이름 없는 아이들이여
걷고 있기에 뛰지 않는 다리 없는 거리의 이름들이여
달빛과 붉은 국화
초조함과 공허함
사와 십삼
열아홉번째 생일
스므번째 생명의 뒤틀림

지금은 비웃지 못한다


III

절반의 행복과 절반의 불행이
벽을 쌓고
시간은 거슬러 간다

오늘도
벽에 오른다
썩은 고기덩이에 불과한 나의 형상
떨어져 머리는 깨지고
번개에 등은 갈라져도
사방으로 퍼지는
피와 살조차
벽을 넘진 못한다

다시금 올라도
뼈만의 형상으로는 넘지 못한다

매미로 부활한
굼벵이의 시체처럼
껍질만이 남아 벽이 되어가고
비 한 방울도
산의 중력으로 스며드는 비수가 된다

나의 형상에 침을 뱉는 날개 달린 시신들
난 그들이 밉지 않다
나의 시신에도
날개가 돋으려 하여 밉지 않다

날개가 돋는 날
다시 나지막한 생명의 태동이
벽 너머 아련한 곳
어디에선가 시작될 것이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