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을 헛딛으면 - 김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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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을 헛딛으면 - 김인경

관리자 0 3894
저자 : 김인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한 발을 헛딛으면
나머지 발이
제 곳에 있을 여유마저 떨어진다

그림자를 밟지 않을 때까지
혼자이어야 한다
도시의 앙상한 뼈 속에 박힌
심장이 불어내는 회색바람은 나를 휘감고
회색 빛에 말없는 다리는 무너진다

어디로 간단 말인가
차가운 비는 심장을 채우고
이슬의 생명력은 죽어가고
아침을 가리운
능선의 그림자는 너무나도 길다

두 팔로 매달려도
떨어진다
헛딛은 발만을 원망하며
지나온 공간만을 움켜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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