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없는 끝 - 김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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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없는 끝 - 김인경

관리자 0 3894
저자 : 김인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나는 스스로의 생각으로 죽어 간다

안간힘을 쓰는 나의 작은 조각들
헤픈 웃음의 빗방울
어둠에 늘 젖어 있는 그림자처럼
추억은 허상에 빠져들고
잠이 오는 체로 잠이 든다

어떤 것의 맨 끝에 가서
앞을 보고 뒤로 가는 연습을 한다
연습이 아닐 때까지 뒤로만 간다

텅 빈 언어는 나를 덮고
가식에 도취된 철학은
스스로를 비웃는다

하늘 낮은 끝
가식의 희기를 찾을 끝
그 시작 없는 끝이 오거든
그런 때
치욕을 얼싸 안고 웃어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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