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의 얼굴(허수아비) - 김인경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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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9 13:03
저자 : 김인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신이 버린 자의 웃음을 지우기 위해
이 들에 다리를 묻고 있다
불완전한 원의 형태로 호흡이 드나드는 몸뚱이
호흡 사이를 쪼아대는 날개 달린 것들이
아니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이
미워도
처음 그려진
표정으로 웃어야 한다
찬 비가 내려야 채워지는 몽둥이
어둠 안에서 만이 그들과 내가 같다
피를 흘린 순 없으나
작은 상처에도 그림자는 깎여 간다
비는 몸의 가장 완전한 형태의 입자를 부수고 있다
그러면 머지 않아
이 땅에서도 버려진다
이미 사방으로 흩어진 그림자의 조각들
온전히 묻히지 못하여도
나는 족하다
나는 묻히고
또 다시
모든 것을 어기면
마지막
나를 지워야 하겠지
그때는 멀었건만
지금이 그때인걸 알아야 하다니
내 얼굴은 다시 텅 비어 있고
손엔 검은 숯이 쥐어져 있다
나는 다시는
나의 얼굴을 그리지 않을 것이다
나를 버린 자의 얼굴을 갖기 위하여
이 들에 다리를 묻고 있다
불완전한 원의 형태로 호흡이 드나드는 몸뚱이
호흡 사이를 쪼아대는 날개 달린 것들이
아니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이
미워도
처음 그려진
표정으로 웃어야 한다
찬 비가 내려야 채워지는 몽둥이
어둠 안에서 만이 그들과 내가 같다
피를 흘린 순 없으나
작은 상처에도 그림자는 깎여 간다
비는 몸의 가장 완전한 형태의 입자를 부수고 있다
그러면 머지 않아
이 땅에서도 버려진다
이미 사방으로 흩어진 그림자의 조각들
온전히 묻히지 못하여도
나는 족하다
나는 묻히고
또 다시
모든 것을 어기면
마지막
나를 지워야 하겠지
그때는 멀었건만
지금이 그때인걸 알아야 하다니
내 얼굴은 다시 텅 비어 있고
손엔 검은 숯이 쥐어져 있다
나는 다시는
나의 얼굴을 그리지 않을 것이다
나를 버린 자의 얼굴을 갖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