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도 작아지는 탓 - 김인경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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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9 13:07
저자 : 김인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아무런 슬픔 짓지 못하며 부서지는 파리
거리감 없는 끝에서
반씩의 자신을 보고 있는 지렁이
바늘에 빨려 들어가는 흰쥐
초침 사이로 떨어지는 소름끼치는 순간 순간들
그 순간에 페이여
얼마나 많은 것들이 사라져야 하나
큰 산은 작은 산을
밟고 올라가 더욱 커지고
큰 강은 작은 돌에 막혀
더욱 넓어진다
커지고 넓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깎기고 알갱이로 떠오를 것을
커져도 작아지는 것
한 줌 모아 태우자
재를 뿌리자
작은 것으로 뿌려진 것들
커질 때까지만
세상아 멈춰다오
거리감 없는 끝에서
반씩의 자신을 보고 있는 지렁이
바늘에 빨려 들어가는 흰쥐
초침 사이로 떨어지는 소름끼치는 순간 순간들
그 순간에 페이여
얼마나 많은 것들이 사라져야 하나
큰 산은 작은 산을
밟고 올라가 더욱 커지고
큰 강은 작은 돌에 막혀
더욱 넓어진다
커지고 넓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깎기고 알갱이로 떠오를 것을
커져도 작아지는 것
한 줌 모아 태우자
재를 뿌리자
작은 것으로 뿌려진 것들
커질 때까지만
세상아 멈춰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