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시인의 가짜 시 - 김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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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시인의 가짜 시 - 김인경

관리자 0 3861
저자 : 김인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빵 속에 담겨진 피카소는
씹힐 때마다 비명을 지른다
복사기의 불빛만이 알고 있는 진실을 캐내기 위해
그림자를 벽에 걸어 놓는다

미꾸라지 같은 놈
거울에 써놓을 시 안으로 도망갔지만
창문으로 상륙한 햇빛에 전부 뜯겨
조각들만 방바닥에 즐비하다

쓸어 모아 냉수 한 컵과 함께 마셔버린다
용서를 빌진 않았지만
약속된 고문을 위해
함께 태양의 각도 안으로 떨어진다

오늘은
먹어치운 시를 토하도록 거꾸로 매달았다
순간 떨어지는 월식이란 반란의 꿈
수면제 안의 기포들이 환호성 친다
달빛이 기지개를 피며 그림자를 두 동강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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