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 김인경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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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9 13:45
저자 : 김인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아직 내려갈 곳이 남아 있는
지옥을 위해 술잔을 든다
망막 뒤의 쓰라림으로 굳어 가는
현실을 위해 우리는 술잔을 든다
상상으로 행복할
우리를 위해 우리는 술잔을 든다
나는 천 가지 죽음을 내뿜는
저 태양이 사라지길 원한다
무성의의 결실로 모든 이와의
이별을 얻고
원한 것의 전부로 이루어지는 천국의 꿈은
어둠 없는 거리에서 움츠러드는 그림자처럼 사라져 간다
이미지를 갖지 못하는 낡은 언어의 날갯짓
깃털만이 형태를 부수며
사방으로 씨를 뿌린다
유리창이 있는 집
동전으로 이루어지는
메워지는 화면
처음부터 작은 것만이 허물어지기 쉽게 되어 있었다
그 자리에
마지막 뼈대로 선 12월의 나무들아
헛구역질 나도록 울다가 죽어버린 7월의 개들아
너희들은 아직 내 안에 쌓인 이미지에 속한다
시작 없는 끝을 알아낸 듯한
유년의 이미지들이 달아난다
죽음의 재료는 갓 생겨나는 이미지
다른 의미에서 시작이었을 뿐
끝이 아님은 분명하다
신이 내리는 영생의 저주를
피하기 위한 끔찍한 죽음으로 맹세하는
악마와의 약속
반복의 의미와 변화의 의미
둘이 부서지는 머뭇거림으로
존재의 의미는 부여된다
하늘을 향해 구역질하는 시작의 버릇은
정해진 시간을 메우고 있다
하늘로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돌을 하나씩 지고 산다
돌이 주는 암기의 작업
신의 저주를 얻기 위한 작업
돌을 지탱하기 위한 사지의 뻗침
처음 빠진 우물을 우리는 세상인양 살아갈 뿐
바닥에서 우리의 발을 움켜쥐는
메스껍도록 깨끗한 무형의 생명수에게
머리 위의 돌마저 맡긴다
하늘의 넓이는 시작의 넓이
지움을 시작하는 그림자를 위한 커다란 반역을
우리는 매일 행함으로써 죽음을 잃어 간다
이 서독한 바람 속에서
바라보고 얻는 것은 무엇일까
손짓 없는 야유만이 산불처럼 번져 온다
지옥을 위해 술잔을 든다
망막 뒤의 쓰라림으로 굳어 가는
현실을 위해 우리는 술잔을 든다
상상으로 행복할
우리를 위해 우리는 술잔을 든다
나는 천 가지 죽음을 내뿜는
저 태양이 사라지길 원한다
무성의의 결실로 모든 이와의
이별을 얻고
원한 것의 전부로 이루어지는 천국의 꿈은
어둠 없는 거리에서 움츠러드는 그림자처럼 사라져 간다
이미지를 갖지 못하는 낡은 언어의 날갯짓
깃털만이 형태를 부수며
사방으로 씨를 뿌린다
유리창이 있는 집
동전으로 이루어지는
메워지는 화면
처음부터 작은 것만이 허물어지기 쉽게 되어 있었다
그 자리에
마지막 뼈대로 선 12월의 나무들아
헛구역질 나도록 울다가 죽어버린 7월의 개들아
너희들은 아직 내 안에 쌓인 이미지에 속한다
시작 없는 끝을 알아낸 듯한
유년의 이미지들이 달아난다
죽음의 재료는 갓 생겨나는 이미지
다른 의미에서 시작이었을 뿐
끝이 아님은 분명하다
신이 내리는 영생의 저주를
피하기 위한 끔찍한 죽음으로 맹세하는
악마와의 약속
반복의 의미와 변화의 의미
둘이 부서지는 머뭇거림으로
존재의 의미는 부여된다
하늘을 향해 구역질하는 시작의 버릇은
정해진 시간을 메우고 있다
하늘로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돌을 하나씩 지고 산다
돌이 주는 암기의 작업
신의 저주를 얻기 위한 작업
돌을 지탱하기 위한 사지의 뻗침
처음 빠진 우물을 우리는 세상인양 살아갈 뿐
바닥에서 우리의 발을 움켜쥐는
메스껍도록 깨끗한 무형의 생명수에게
머리 위의 돌마저 맡긴다
하늘의 넓이는 시작의 넓이
지움을 시작하는 그림자를 위한 커다란 반역을
우리는 매일 행함으로써 죽음을 잃어 간다
이 서독한 바람 속에서
바라보고 얻는 것은 무엇일까
손짓 없는 야유만이 산불처럼 번져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