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덩이 - 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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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9 16:29
저자 : 나희덕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웅덩이
나희덕
웅덩이를 지나다
그만 바지를 적시고 말았다
발을 헛딛는 순간
갇힌 물에서 날개소리 들려 왔다
내리는 비에
웅덩이는 깊어져 가고
푸석거리는 몸이 견디기 어려웠던 나는
눅눅함도 축복인 양 걸어다녔다
해가 나자
비를 머금은 잎들 반짝거렸다
그 속으로 바지의 얼룩을 끌고 가면서
마를수록 선명해지는 상처 하나 끌고 가면서
다시 푸석거리는 소리
구석에 앉아 마른 얼굴을 부비면
흙먼지였던 당신
그제야 내게서 날아올랐다
기억은 웅덩이처럼 작아져 갔다
나희덕
웅덩이를 지나다
그만 바지를 적시고 말았다
발을 헛딛는 순간
갇힌 물에서 날개소리 들려 왔다
내리는 비에
웅덩이는 깊어져 가고
푸석거리는 몸이 견디기 어려웠던 나는
눅눅함도 축복인 양 걸어다녔다
해가 나자
비를 머금은 잎들 반짝거렸다
그 속으로 바지의 얼룩을 끌고 가면서
마를수록 선명해지는 상처 하나 끌고 가면서
다시 푸석거리는 소리
구석에 앉아 마른 얼굴을 부비면
흙먼지였던 당신
그제야 내게서 날아올랐다
기억은 웅덩이처럼 작아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