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밤 - 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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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밤 - 나희덕

poemlove 2 47583
저자 : 나희덕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푸른밤

나희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2 Comments
우주호 2005.07.22 03:08  
수만 갈래의 길이여
모두 다 맛을 보기에는 너무 짧은 인생이여 그대는 그냥 가느냐
욕심은 늙어만 가고
오직 외길만이 무덤가에 서 있음을
김용화 03.28 23:35  
끝끝내 찾지 못한, 어린시절 장맛비에 떠내려 보낸 내 한 쪽 신발 같은
어딘가에 길목에 서서 날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무덤 속에 누워서도 눈 감지 못하게 할
고독한 존재의 이면에 그림자처럼 드리워진 비애여.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