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간에 쪼그려 앉아 - 백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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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간에 쪼그려 앉아 - 백창우

관리자 0 3462
저자 : 백창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뒷간에 쪼그려 앉아
세상 가장 편안한 자세로 쪼그려 앉아
담배 한 대 붙여 무니, 머리가 맑아진다
오만 가지 번뇌망상 어둠 저 너머로 뿔뿔이 흩어지고
몸 속으로 작은 도랑 하나 흐른다
건너편 산 중턱 고운 불빛,
어느 궂은 밤에 떨어진 별인가
그 앤 요즘 어느 별에서 지내고 있을까
착한 가슴을 가진 아니,
가슴에 나무 하나 품고
겨울이 오기를 기다리던 아이

.............
.............
겨울이오면아버지별로떠날거야
여긴너무깜깜해
잘있어,그렇지만다시올지도몰라
난오래걷는건질색이거든
.............
.............

그냥 웃기만 해도 시가 부서져내리던 아이
겨울이 다 끝나가는데, 그 앤
돌아오지 않고
세상엔 흉흉한 소문만 나돌고
나는 뒷간에 쪼그려 앉아
살아남을 궁리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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