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주의보 - 최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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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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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주의보 - 최영미

관리자 0 5903
저자 : 최영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천지간 어디,
삼십년 고이 썩힌 울음 받아줄 품 있을까마는
쫓고 쫓기어 늙은 여관방
오르내리 치대는 하룻밤 흥정처럼
창 밖으론 바다가 수다스럽게 끓어오르고
하늘도 물도 검게 풀려
희망과 절망처럼 쉽게 서로 넘나드니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밤안개 피어 도져도
지평선을 묻지는 않기로 했나
고통은 고통끼리 정붙여
살 맞대고 물어뜯는 밤,
치욕은 또다른 치욕으로만 씻기느니
아무것도 그냥은 사라지지 않는다
폭풍주의보에 묶인 겨울, 땅끝 마을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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