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소 - 최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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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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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소 - 최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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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최영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봄이 오면
손톱을 깍아야지
깍아도 깍아도 또 자라나는 기억
썩은 살덩이 밀어내
봄바람에 날려 보내야지


내 청춘의 푸른 잔대, 어지러이 밟힌 자리에
먼지처럼 일어나는 손거스러미도
뿌리째 잘라 없애야지
매끄럽게 다듬어진 마디마디
말갛게 돋아나는 장미빛 투명으로
새롭게 내일을 시작하리라


그림자 더 짧아지고
해자락 늘어지게 하품하는, 봄이 오면
벌떡 일어나 머리 감고 손톱을 깍아야지
해바른 창가에 기대앉아
쓸어버려야 해, 훌훌
봄볕에 겨워 미친 척 일어나지 못하게
묻어버려야 해, 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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