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다오 - 최영미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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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0 02:18
저자 : 최영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언제부터인가
너를 의식하면서 나는 문장을 꾸미기 시작했다
피 묻은 보도블록이 흑백으로 편집돼 아침밥상에
올랐다라고 일기장에 씌어 있다
푸른 하늘은 그냥 푸른 게 아니고
진달래는 그냥 붉은 게 아니고
풀이 눕는 데도 순서가 있어
강물도 생각하며 흐르고
시를 쓸 때도 힘을 줘서
제 발로 걸어나오지 않으면 두드려패고
나의 봄은 원래 그런 게 아니었다
그렇게 가난한 비유가 아니었다
하늘, 꽃, 바람, 풀
그리고 천천히 움직이던 구름......
어우러진 봄은 하나의 푸짐한 장난감
잘나면 잘난 대로
못나면 못난 대로
마음대로 바라보며 갖고 놀면
어느새 하루가 뚝딱 가버려
배고픈 것도 잊었다
가난은 상처가 되지 않고
사랑이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던
어리고 싱겁던
나의 봄을 돌려다오
원래 내 것이었던
원래 자연이었던
너를 의식하면서 나는 문장을 꾸미기 시작했다
피 묻은 보도블록이 흑백으로 편집돼 아침밥상에
올랐다라고 일기장에 씌어 있다
푸른 하늘은 그냥 푸른 게 아니고
진달래는 그냥 붉은 게 아니고
풀이 눕는 데도 순서가 있어
강물도 생각하며 흐르고
시를 쓸 때도 힘을 줘서
제 발로 걸어나오지 않으면 두드려패고
나의 봄은 원래 그런 게 아니었다
그렇게 가난한 비유가 아니었다
하늘, 꽃, 바람, 풀
그리고 천천히 움직이던 구름......
어우러진 봄은 하나의 푸짐한 장난감
잘나면 잘난 대로
못나면 못난 대로
마음대로 바라보며 갖고 놀면
어느새 하루가 뚝딱 가버려
배고픈 것도 잊었다
가난은 상처가 되지 않고
사랑이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던
어리고 싱겁던
나의 봄을 돌려다오
원래 내 것이었던
원래 자연이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