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 시절 - 원성스님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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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0 11:57
저자 : 원성스님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계곡에서 걸레를 빨고 쓸고 닦고 또 닦고
포마이카 저리 가라 윤기 번지르르하게.
흐르는 샘가에서 찻잔을 씻고
장군수 한 동이 떠다가 물을 끓여
고운 다포 골라 다관 위에 얹어놓으며
녹빛 향그러움에 마시지 않아도 다향삼매
햇살이 지나칠 땐 대발 걸어 드리우고
찬바람 제법일 땐 구멍 난 창호지문 메웠다.
온 세상이 하얗게 눈 덮인 날이라도 좋아라.
그렇게 온종일 눈 쓸다 날 저물고.
봄나물 고개를 쳐들면 냉이랑 쑥이랑 고사리 할 것 없이 따서
산딸기 지천일 땐 소쿠리 가득 담았지.
들국화 한창일 때 그 누가 말했던가
말린 국화 베개는 몸에 좋다고.
깨끗이 씻어 놓은 하얀 고무신 댓돌 위에 가지런히 올려 놓고
풀질하여 물 뿌리고 비비고 밟아 끝없는 손질과 함께
두루마기, 적삼, 옷선 따라 다릴 땐 그 정성, 하늘만 알아.
출타하시는 은사 스님 뒷모습만 보아도
가슴 두근 좋기만 했던 행자 시절.
포마이카 저리 가라 윤기 번지르르하게.
흐르는 샘가에서 찻잔을 씻고
장군수 한 동이 떠다가 물을 끓여
고운 다포 골라 다관 위에 얹어놓으며
녹빛 향그러움에 마시지 않아도 다향삼매
햇살이 지나칠 땐 대발 걸어 드리우고
찬바람 제법일 땐 구멍 난 창호지문 메웠다.
온 세상이 하얗게 눈 덮인 날이라도 좋아라.
그렇게 온종일 눈 쓸다 날 저물고.
봄나물 고개를 쳐들면 냉이랑 쑥이랑 고사리 할 것 없이 따서
산딸기 지천일 땐 소쿠리 가득 담았지.
들국화 한창일 때 그 누가 말했던가
말린 국화 베개는 몸에 좋다고.
깨끗이 씻어 놓은 하얀 고무신 댓돌 위에 가지런히 올려 놓고
풀질하여 물 뿌리고 비비고 밟아 끝없는 손질과 함께
두루마기, 적삼, 옷선 따라 다릴 땐 그 정성, 하늘만 알아.
출타하시는 은사 스님 뒷모습만 보아도
가슴 두근 좋기만 했던 행자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