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도반 하유 스님 - 원성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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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0 12:50
저자 : 원성스님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사물은 천상에서 지옥까지 육도 윤회하는 중생에게 깨우침의 길로 인도하는 의미를 지닌다. 조석 예불 때마다 소임을 맡은 스님들은 중책을 유념하며 한결같이 연습을 놓지 않는다. 법고 소리가 잘 울리도록 막걸리 한 사발을 정성껏 바르는 일도 연중행사이다. 소가 몸을 보시하여 소가죽으로 법고를 만들었으니 소 역시 인도 환생하겠지만 그 숭고한 넋을 기리는 뜻도 담겨 있을 것이다. 산중 가람에 청명한 소리로 예불을 알리는 법고의 소리는 산 속 암자 곳곳에 닿는다. 사물이 울리는 동안 내내. 신도들이나 관광객들은 처음 보는 생소한 광경에 넋을 놓는다. 하유 스님은 우리나라 최고의 법고 일인자다. 그 누구라도 그의 혼을 담은 법고 소리를 들으면 탄성과 박수가 절로 나오게 마련이다. 게다가 신기에 가까운 그의 손놀림에다 리듬을 타는 몸짓은 숨이 멎을 정도이다. 덧붙여 경탄을 자아내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더 많은 테크닉으로, 온몸으로 쳐 대는 스님이다. 그래서인지 스님의 법고 리듬은 템포가 빠르고 경쾌하다. 스님의 말을 빌면 트로트나 차차차 리듬이 그 황홀한 법고 소리의 출처란다. 스님의 군시절 군악대 드럼 파트였던지라 타악기에 수년간 경험으로 법고 실력의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부처님께 바쳐질 그리고 중생들에게 깨우치기 위해 혼을 담아 법고를 친다면 뽕짝인들 어떻고 디스코 리듬인들 어떠한가! 오늘도 차차차에서삼바 리듬에 맞춰 예불에 이르는 순간까지 법고와 하나가 될 스님이 눈에 어른거린다. 하지만 누구도 몰라 아무도 몰라 어떻게 그가 그렇게 할 수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