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도 한쪽으로 눕는다
poem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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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1 10:01
저자 : 박남준
시집명 : 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
출판(발표)연도 : 2000
출판사 : 문학동네
대관령에 이르러 눈을 뜬다 높은 곳에 이른 귀 고막의 외마디소리 때문이다 그래 가벼운 것들이 위를 향하지 문득 몸무게를 떠올려본다 왜 지나온 나이들은 무거워지는 것일까 능선에 가까울수록 나무들은 한쪽으로만 몸이 기울었다 수평을 잡지 못하는 저들의 마음도 바다 쪽으로 향하는가 순간 나무들의 비명이 가파르다
그래 넋이 나간 게야 한쪽으로만 쓰러진 마음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과연 동해로 가는가 아름다운 것들은 스스로 대칭을 이룬다지만 건너편에 늘 멀리 있는 사람이 있다
안개 속을 헤매인다 안개 속에서는 모든 풍경이 먼 휘파람처럼 손짓한다 꼭 그만큼의 거리가 여기까지 날 내몰은 것이다 수평은 아득하다 넘어갈 수 없는 선이 수평선을 이룬다 결국 저 숨가쁘게 달려온 철길처럼 나는 끝내 바다에 이르지 못할 것이다
그래 넋이 나간 게야 한쪽으로만 쓰러진 마음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과연 동해로 가는가 아름다운 것들은 스스로 대칭을 이룬다지만 건너편에 늘 멀리 있는 사람이 있다
안개 속을 헤매인다 안개 속에서는 모든 풍경이 먼 휘파람처럼 손짓한다 꼭 그만큼의 거리가 여기까지 날 내몰은 것이다 수평은 아득하다 넘어갈 수 없는 선이 수평선을 이룬다 결국 저 숨가쁘게 달려온 철길처럼 나는 끝내 바다에 이르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