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수선을 노래함
poem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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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1 10:41
저자 : 장석남
시집명 :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구두 수선을 노래함
장석남
구두 수선집 석유 풍로를
노래했던 것은
초겨울 어느 날의 진눈깨비가 아니었던가
까만 반짝임들과
훌쩍임들의 노래는
얼마나 먼 길을 가던가
양철 지붕에 칠한 진홍의 페인트
들끓는 시심
낮은 지붕 아래 오그리고 앉아
종아리를 드러낸 처녀여
양철을 막 뚫고 피어나는 꽃을, 향기를
수선공의 눈빛은 흐리게 중얼대는데
굽을 가는 까만 씨못과
작은 망치의 노래는
조그만 입구를 다만 꽃다발로 부풀린다
장석남
구두 수선집 석유 풍로를
노래했던 것은
초겨울 어느 날의 진눈깨비가 아니었던가
까만 반짝임들과
훌쩍임들의 노래는
얼마나 먼 길을 가던가
양철 지붕에 칠한 진홍의 페인트
들끓는 시심
낮은 지붕 아래 오그리고 앉아
종아리를 드러낸 처녀여
양철을 막 뚫고 피어나는 꽃을, 향기를
수선공의 눈빛은 흐리게 중얼대는데
굽을 가는 까만 씨못과
작은 망치의 노래는
조그만 입구를 다만 꽃다발로 부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