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수선을 노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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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수선을 노래함

poemlove 0 6091
저자 : 장석남     시집명 :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구두 수선을 노래함

                            장석남


구두 수선집 석유 풍로를
노래했던 것은
초겨울 어느 날의 진눈깨비가 아니었던가
까만 반짝임들과
훌쩍임들의 노래는
얼마나 먼 길을 가던가
양철 지붕에 칠한 진홍의 페인트
들끓는 시심
낮은 지붕 아래 오그리고 앉아
종아리를 드러낸 처녀여
양철을 막 뚫고 피어나는 꽃을, 향기를
수선공의 눈빛은 흐리게 중얼대는데
굽을 가는 까만 씨못과
작은 망치의 노래는
조그만 입구를 다만 꽃다발로 부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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