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의 얼굴 2
poem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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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1 10:42
저자 : 장석남
시집명 :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돌의 얼굴 2
장석남
삭혀야 할 것들이 있어서
속이 아플 때나
지나가는 여자를 보고 갑자기
길눈이 어두워질 때
나는 홍예문으로
돌의 얼굴을 보러 갑니다
그 동안 내가 사귄 돌들은 벌써 많아서
봄바다로 들어간 사람을 본 돌 벚꽃 떨어져 허리를 다친 돌
뱃고동에만 귀를 여는 돌 속에 음악이 가득한 돌 열에 떠서 금강석을 쥔 돌
돌의 얼굴에 새겨진 별의 자국
바람의 애무
그런 것들도 봅니다
그날 하루 버리고 싶은 발길들
그런 것들도
흔들리는 어떤 돌 밑에 괴이고 옵니다.
장석남
삭혀야 할 것들이 있어서
속이 아플 때나
지나가는 여자를 보고 갑자기
길눈이 어두워질 때
나는 홍예문으로
돌의 얼굴을 보러 갑니다
그 동안 내가 사귄 돌들은 벌써 많아서
봄바다로 들어간 사람을 본 돌 벚꽃 떨어져 허리를 다친 돌
뱃고동에만 귀를 여는 돌 속에 음악이 가득한 돌 열에 떠서 금강석을 쥔 돌
돌의 얼굴에 새겨진 별의 자국
바람의 애무
그런 것들도 봅니다
그날 하루 버리고 싶은 발길들
그런 것들도
흔들리는 어떤 돌 밑에 괴이고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