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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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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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1

poemlove 0 5746
저자 : 장석남     시집명 :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봄밤 1

                      장석남


지금은 난세입니다 꽃피는
난세입니다 봄밤이 잦아들어
내 잠을 물구나무세우는 달이
봄보다 낮은 자리에서 떠서 난세를 비추느라
더 높이 뜨지 못합니다 깨끗한 숲
달빛을 읽는 소리가 가슴에
오래 비워두었던 항아리에
가득찹니다 봄밤 깊이 부녀들은
초롱 종지 같은 난세의 아이들을 낳느라
정신없고
독을 짓는 사람은 계속 독을 짓습니다
공중에서 빈 것을 가져다가
가슴 가득 짓습니다

봄밤이 그립습니다 대낮엔 사람들이
보리싹 같은 내 웃음을 모두 솎아갑니다
사랑에 쓸래도 벌써 빈 밭입니다
죽은 나무들이 빈 밭을 지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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