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을 파서 2
poem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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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1 11:16
저자 : 장석남
시집명 :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연못을 파서 2
장석남
1
연못을 파서
나를 연못에 다 주었네
연못 주위로
정원이 와서 놀다간 돌아가고
돌아간 자리마다
落果들이 즐비했네
연못을 파서
지나가는 낮달의 발자국을 만들어줄 때
내 등허리를 파내려오는 허구렁들을
나는 삼킬 수밖에 없네
처마에 매달아놓은, 연못 물을 종일
퍼내고 있는 風警소리
-生을 거기에 다 바치고 있네
2
연못을 파서 물을 퍼내는 것인 生인가?
어둡자, 찾아드는 반짝임들 늘고 연못은
시골 여인숙처럼 환한 상흔들을 안고 잠드네
밤새 연못의 관자놀이를 흔드는 풍경의 바람바가지
연못을 파서 나를 연못에 주네
정원이 와서 나를 들여다보네
장석남
1
연못을 파서
나를 연못에 다 주었네
연못 주위로
정원이 와서 놀다간 돌아가고
돌아간 자리마다
落果들이 즐비했네
연못을 파서
지나가는 낮달의 발자국을 만들어줄 때
내 등허리를 파내려오는 허구렁들을
나는 삼킬 수밖에 없네
처마에 매달아놓은, 연못 물을 종일
퍼내고 있는 風警소리
-生을 거기에 다 바치고 있네
2
연못을 파서 물을 퍼내는 것인 生인가?
어둡자, 찾아드는 반짝임들 늘고 연못은
시골 여인숙처럼 환한 상흔들을 안고 잠드네
밤새 연못의 관자놀이를 흔드는 풍경의 바람바가지
연못을 파서 나를 연못에 주네
정원이 와서 나를 들여다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