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을 파서 2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연못을 파서 2

poemlove 0 5983
저자 : 장석남     시집명 :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연못을 파서 2

                  장석남


1
연못을 파서
나를 연못에 다 주었네
연못 주위로
정원이 와서 놀다간 돌아가고
돌아간 자리마다
落果들이 즐비했네

연못을 파서
지나가는 낮달의 발자국을 만들어줄 때
내 등허리를 파내려오는 허구렁들을
나는 삼킬 수밖에 없네

처마에 매달아놓은, 연못 물을 종일
퍼내고 있는 風警소리
-生을 거기에 다 바치고 있네

2
연못을 파서 물을 퍼내는 것인 生인가?
어둡자, 찾아드는 반짝임들 늘고 연못은
시골 여인숙처럼 환한 상흔들을 안고 잠드네
밤새 연못의 관자놀이를 흔드는 풍경의 바람바가지

연못을 파서 나를 연못에 주네
정원이 와서 나를 들여다보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