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명에
poem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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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1 11:26
저자 : 장석남
시집명 :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未明에
장 석 남
겨울나무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지붕들은 조용히 헝클어져 있었다
바람들이 디딜 것이 마땅찮아 맨발일 때
헐벗은 풀들이 몰려와 맨살로 흔들려주고 있었다
발등에 얼굴을 비춰보면서
겨울나무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죽었는지 살었는지 우두커니는 서 있어도
家出한 하늘에는 자리를 비켜주며 서 있었다
장 석 남
겨울나무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지붕들은 조용히 헝클어져 있었다
바람들이 디딜 것이 마땅찮아 맨발일 때
헐벗은 풀들이 몰려와 맨살로 흔들려주고 있었다
발등에 얼굴을 비춰보면서
겨울나무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죽었는지 살었는지 우두커니는 서 있어도
家出한 하늘에는 자리를 비켜주며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