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poem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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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1 12:08
저자 : 정재윤
시집명 : 호박꽃 당신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행림출판사
소녀
정재윤
당신이 그렇게 눈물이 많은 여잔줄
내 미쳐 몰랐소.
아직도 그렇게 풍부한 감정이
당신의 가슴속에 남아 있을 줄
내 미쳐 몰랐소.
진짜 진짜 몰랐소.
드라마를 보다가
눈물을 흘리는 당신의 모습에서
난 가냘픈 소녀의 모습을 보았소.
난, 어린 시절 당신을 알고 있소.
장모님께서 말씀 하셨지.
당신은 소녀 시절에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뒷동산에 자주 올라갔다고......
친구들이 호랑나비를 잡으려
천사같이 뛰어다닐 때
당신은 사마귀를 맨손으로 잡아
돌로 찍어 죽이며 놀았고,
친구들이 잠자리를 잡으려 뛰어다닐 때
당신은 축축한 수풀 속을 뒤지며
뱀을 잡으로 다녔다고.
그러나 지금의 당신 모습은
뱀을 잡는 소녀의 모습이 아니라
뱀을 보고 놀란 가슴
지렁이에도 까무러치는
연약한 소녀의 모습이라오.
난 그런 당신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소.
그리고 난 물었소.
여자 주인공이 버림이라도 받았냐고.
그러자 당신이 대답했지.
보다가 졸다가해서 잘 모르겠다고.
나더러 보려면 보던지
아니면 끄고 자라고.
그러더니 당신은
왕만두 두 서너 개가 한꺼번에 들어갈 만큼
입을 크게 벌려 하품을 하더니
이내 또 눈물을 흘렸지.
그럼,
아까 그 눈물이 지금 이 눈물......?
아, 나야말로 눈물나는 밤이오.
정재윤
당신이 그렇게 눈물이 많은 여잔줄
내 미쳐 몰랐소.
아직도 그렇게 풍부한 감정이
당신의 가슴속에 남아 있을 줄
내 미쳐 몰랐소.
진짜 진짜 몰랐소.
드라마를 보다가
눈물을 흘리는 당신의 모습에서
난 가냘픈 소녀의 모습을 보았소.
난, 어린 시절 당신을 알고 있소.
장모님께서 말씀 하셨지.
당신은 소녀 시절에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뒷동산에 자주 올라갔다고......
친구들이 호랑나비를 잡으려
천사같이 뛰어다닐 때
당신은 사마귀를 맨손으로 잡아
돌로 찍어 죽이며 놀았고,
친구들이 잠자리를 잡으려 뛰어다닐 때
당신은 축축한 수풀 속을 뒤지며
뱀을 잡으로 다녔다고.
그러나 지금의 당신 모습은
뱀을 잡는 소녀의 모습이 아니라
뱀을 보고 놀란 가슴
지렁이에도 까무러치는
연약한 소녀의 모습이라오.
난 그런 당신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소.
그리고 난 물었소.
여자 주인공이 버림이라도 받았냐고.
그러자 당신이 대답했지.
보다가 졸다가해서 잘 모르겠다고.
나더러 보려면 보던지
아니면 끄고 자라고.
그러더니 당신은
왕만두 두 서너 개가 한꺼번에 들어갈 만큼
입을 크게 벌려 하품을 하더니
이내 또 눈물을 흘렸지.
그럼,
아까 그 눈물이 지금 이 눈물......?
아, 나야말로 눈물나는 밤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