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poem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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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1 12:10
저자 : 정재윤
시집명 : 호박꽃 당신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행림출판사
생일
정재윤
오늘 아침에 일어나
미역국 냄새를 맡았소.
미역국 냄새가 내 코를 자극하더니
결국엔 내 눈물샘까지도 자극시켰소.
고맙소, 여보.
역시 당신은 참 예쁜 여자요.
어제 밤까지만 해도
오늘이 내 생일인 것을
정말로 모르는 듯
날 감쪽같이 속이더니
일찍부터 일어나 날 위해 부엌일을 하다니......
작년엔 바쁜 세상에
얼어죽을 생일을 다 챙겨먹으려 하냐고
어른이 창피하지도 않느냐며
내게 핀잔을 주었잖소.
그래서 나도 당신 생일 안 챙겨주었다가
명치를 정통으로 맞아서
일주일을 숨도 못 쉬었잖소.
그런데 그 일을 아직까지 마음에 두고,
무척 미안했나보구려.
그럼 그냥 미안하다고 하거나
생일 축하한다고 하면 되지
뭘 아침 일찍부터 미역국씩이나......
난 미역 맛을 확실히 음미하기 위해
양치질하면서 혓바닥까지 긁었소.
그런나 욕실을 나와보니
미역국은 간데 없고
트림을 하며 소파에 길게 뻗어있는
당신의 모습
아, 어찌된 일인가?
조심스레 당신에게 다가가 물었더니
산후 조리를 못한 영향이
이제야 나타나는 것 같다며
간단히 미역국을 끓여 먹었다고......
그래, 여보.
당신이 건강해야 내년에라도
내 생일에 미역국 끓여주지 않겠소.
오늘이 아니면 어떻소.
내 생일은 1년이나 남았는데......
미역국 냄새라도 맡아본 오늘 아침
럭키 버스데이 투 미!!!!!!
정재윤
오늘 아침에 일어나
미역국 냄새를 맡았소.
미역국 냄새가 내 코를 자극하더니
결국엔 내 눈물샘까지도 자극시켰소.
고맙소, 여보.
역시 당신은 참 예쁜 여자요.
어제 밤까지만 해도
오늘이 내 생일인 것을
정말로 모르는 듯
날 감쪽같이 속이더니
일찍부터 일어나 날 위해 부엌일을 하다니......
작년엔 바쁜 세상에
얼어죽을 생일을 다 챙겨먹으려 하냐고
어른이 창피하지도 않느냐며
내게 핀잔을 주었잖소.
그래서 나도 당신 생일 안 챙겨주었다가
명치를 정통으로 맞아서
일주일을 숨도 못 쉬었잖소.
그런데 그 일을 아직까지 마음에 두고,
무척 미안했나보구려.
그럼 그냥 미안하다고 하거나
생일 축하한다고 하면 되지
뭘 아침 일찍부터 미역국씩이나......
난 미역 맛을 확실히 음미하기 위해
양치질하면서 혓바닥까지 긁었소.
그런나 욕실을 나와보니
미역국은 간데 없고
트림을 하며 소파에 길게 뻗어있는
당신의 모습
아, 어찌된 일인가?
조심스레 당신에게 다가가 물었더니
산후 조리를 못한 영향이
이제야 나타나는 것 같다며
간단히 미역국을 끓여 먹었다고......
그래, 여보.
당신이 건강해야 내년에라도
내 생일에 미역국 끓여주지 않겠소.
오늘이 아니면 어떻소.
내 생일은 1년이나 남았는데......
미역국 냄새라도 맡아본 오늘 아침
럭키 버스데이 투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