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론 - 최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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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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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론 - 최영미

poemlove 4 18656
저자 : 최영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사랑이 올 때는 두 팔 벌려 안고
갈 때는 노래 하나 가슴속에 묻어놓을 것
추우면 몸을 최대한 웅크릴 것
남이 닦아논 길로만 다니되
수상한 곳엔 그림자도 비추지 말며
자신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지 말 것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은 아예 하지도 말며
확실한 쓸모가 없는 건 배우지 말고
특히 시는 절대로 읽지도 쓰지도 말 것
지나간 일은 모두 잊어버리되
엎질러진 물도 잘 추스려 훔치고
네 자신을 용서하듯 다른 이를 기꺼이 용서할 것
내일은 또 다른 시시한 해가 떠오르리라 믿으며
잘 보낸 하루가 그저 그렇게 보낸 십년 세월을
보상할 수도 있다고, 정말로 그렇게 믿을 것
그러나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더라
4 Comments
백경아 2005.10.02 22:38  
시가 전체적으로 마음에 와 닫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부분이 있어서요
" 특히 시는 절대로 읽지도 쓰지도 말것"
이부분은 이해가 안됍니다. 특별한 작가님의 의도가 있으신건지 궁금합니다
시인 지망생 2006.03.30 00:11  
반어적인 표현이라 생각되는군요. 고뇌하지 말고 편한 것만 찾아가며 살아야
행복할 것 같은 속된 세상, 그러나  인간이기에, 시인이기에 편하게만은
살 수 없는 고뇌와 절실함. 비록 행복을 포기할 망정 의미를 포기할 수 없는
인간, 나아가서는 시인의 고뇌, 뭐 그런 걸 반어적으로 표현한 거 아닐까요?
시를 쓰지 않을 수 없는 절실함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이죠.
쪄니 2006.10.10 20:50  
작가분의 가치관이 촛농처럼 녹아나는 작품인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이 시는 천천히 읽을 수록 감상이 더해지는 시인것 같아요.
배원율 2010.07.25 20:05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더라...
그 말을 요즘 통감하면서 삽니다.
살아가는 하루 하루는 정말 힘이 들 정도로 긴데
살아온 세월은 화살보다 더 빠르게 지나온 것 같아서 한숨이 절로 납니다.
뭘 했는지, 이루어 ㄴ놓은 것 하나 없는데 오십견이 왼쪽 어깨쭉지에 내려 앉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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