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날, 빈 세월 -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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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2 13:55
저자 : 조병화
시집명 : 낙타의 울음소리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시신들이 무수히 떼를 지어 지나가는 길목에
온종일, 넓은 망을 쳤지만
이젠 보이지 않아
빈 날만 보낸다
시신들이 무수히 떼를 지어 지나가는 길목에
온종일, 넓은 망을 쳤지만
이젠 들리지도 않아
빈 날만 보낸다
아, 날마다 날마다
시신이 지나가는 길목에
온종일 넓고넓은 망을 쳤지만
눈이 가물가물, 귀가 가물가물해서
한 세월 다 가도록
이렇게 빈 날만 보낸다.
온종일, 넓은 망을 쳤지만
이젠 보이지 않아
빈 날만 보낸다
시신들이 무수히 떼를 지어 지나가는 길목에
온종일, 넓은 망을 쳤지만
이젠 들리지도 않아
빈 날만 보낸다
아, 날마다 날마다
시신이 지나가는 길목에
온종일 넓고넓은 망을 쳤지만
눈이 가물가물, 귀가 가물가물해서
한 세월 다 가도록
이렇게 빈 날만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