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요일 아침 - 조병화
poem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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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2 14:21
저자 : 조병화
시집명 : 낙타의 울음소리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매일 아침 책상에 앉으면, 우선
부쳐온 시집이나, 소설집이나, 수필집이나,
단순한 애독자에게서 온 편지까지,
보내온 사람의 영혼이 묻어온 우편물엔
꼭 답장을 쓴다
보내준 이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하여
그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하여
그 고마움에 답하기 위하여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하여
매일 아침, 책상에 앉으면 습관처럼 우선
답장부터 쓰며, 하루를 시작한다
보내주신 마음,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혹은 잘 읽겠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길, 이렇게 쓰다가, 언뜻
아, 그 긴 인생을 무엇 때문에 이렇게
어두운 방구석에서 끊임없이 세월했을까.
하는 생각 떠오른다
"생각만 하는 놈들은 창 밖에 새파란 목초가
있는 것도 모르고 어둠컴컴한 방구석에서
시든 목초만 씹고 있는 어리석은 양파 같은
놈들" 이라는데
""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말이라고 옛날 철학 시간에 들은 말
부쳐온 시집이나, 소설집이나, 수필집이나,
단순한 애독자에게서 온 편지까지,
보내온 사람의 영혼이 묻어온 우편물엔
꼭 답장을 쓴다
보내준 이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하여
그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하여
그 고마움에 답하기 위하여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하여
매일 아침, 책상에 앉으면 습관처럼 우선
답장부터 쓰며, 하루를 시작한다
보내주신 마음,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혹은 잘 읽겠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길, 이렇게 쓰다가, 언뜻
아, 그 긴 인생을 무엇 때문에 이렇게
어두운 방구석에서 끊임없이 세월했을까.
하는 생각 떠오른다
"생각만 하는 놈들은 창 밖에 새파란 목초가
있는 것도 모르고 어둠컴컴한 방구석에서
시든 목초만 씹고 있는 어리석은 양파 같은
놈들" 이라는데
""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말이라고 옛날 철학 시간에 들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