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폭포

가을 0 1102
저자 : 권기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3     출판사 :
폭포

권기호


우리나라를 옆으로 누워 있는 여인의 모습으로 보면
대전 밑 옥천은 단전 부근이 되고
그 아래 옥계 폭포가 있다

이 부근에서 여인은 대퇴부를 비스듬히 세워
바로 누운 자세가 되는데 은하가 기슭까지 내려오는 때가 되면
폭포 소리는 몇 개의 능선을 지나도 메아리쳐
처음 우주 전자파의 아득한 울림이었다

이런 밤 선대 여인들은 놋요강 위에서의 그 울림이
폭포의 음자리됨을 가슴으로 듣고
이 때서야 남정네를 유달리 안채로 맞이하였다

율곡의 어머니도 그랬고, 퇴계의 어머니도 그랬다

사나이기 때문에 사나이라는 이유만으로 폭포에
팻말을 내거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합성수지로 된 일회용 깃발이거나
알 수 없는 상형문자의 영역표시일 뿐이다

문화의 소음 시대, 침묵으로 일관하던 마르셀 뒤샹이
임종에서 조각 한 점 전시하였다
어두운 공간
달빛 등잔을 든 알몸의 여인이
해초처럼 숨쉬며 누워 있었다

가슴으로 듣고 귀로 보아야 알 수 있는 옥계 폭포의 울림을
나는 거기서도 들을 수 있었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