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서 오르는 길 - 권경인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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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2 16:47
저자 : 권경인
시집명 : 변명은 슬프다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바람은 무얼 하자는 것일까
공중에 끊임없이 제 새끼를 낳아 기르면서도
어느 것도 거느리는 법이 없다
빈 들판에서 신의 정수리까지
과거에서 미래까지
그 무엇도 편을 가르지 않는다
사람은 사는 동안 죽은 자에게서 많은 것을 얻지만
생각은 늘 자신을 향해 있을 뿐이다
돌아가는 길을 잃어 버린 새는
결국 제 목숨을 지키지 못한다
사람의 길이란 지상에서 가장 낮은 길이 아닌까
낮아서 오르는 길밖에 갖지 못한
슬픈 것은 점점 사랑할 시간이 적어진다는 것
그러나 더 슬픈 건
얻고 싶은 그 무엇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것이다
더는 줄 것이 없다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침묵은 깊이를 더하고
어둠을 완벽하게 지울 수 있는 건 어둠 뿐
의식의 끝은 죽음이 아니다
그 너머에 있다
공중에 끊임없이 제 새끼를 낳아 기르면서도
어느 것도 거느리는 법이 없다
빈 들판에서 신의 정수리까지
과거에서 미래까지
그 무엇도 편을 가르지 않는다
사람은 사는 동안 죽은 자에게서 많은 것을 얻지만
생각은 늘 자신을 향해 있을 뿐이다
돌아가는 길을 잃어 버린 새는
결국 제 목숨을 지키지 못한다
사람의 길이란 지상에서 가장 낮은 길이 아닌까
낮아서 오르는 길밖에 갖지 못한
슬픈 것은 점점 사랑할 시간이 적어진다는 것
그러나 더 슬픈 건
얻고 싶은 그 무엇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것이다
더는 줄 것이 없다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침묵은 깊이를 더하고
어둠을 완벽하게 지울 수 있는 건 어둠 뿐
의식의 끝은 죽음이 아니다
그 너머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