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 김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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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 김기린

poemlove 0 4563
저자 : 김기린     시집명 : 누가 그렇게 살라 한다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지척에 님을 두고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더 선명하게
나를 보고 있습니다

세상사가 다
이렇듯 보이지 않으면서
밝다면
걱정도 짐스러워
싫어지겠지요

캄캄하니까
체면 같은 것
없어도 좋겠지요
척하는 병도
이 속에서 하면
정말로 고칠 수 없는
병이 되겠지요

나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반쯤은 늘 찌그러져 있을
내가 보이지 않아
행복한 밤입니다

밝을 때 배운
사랑하는 모든 것을 잃은 절망이
오히려
위안이 되는 밤입니다

잃어버린 것에
아까움도 없고
더 가질 것도 없는
칠흑같은 밤이
나를 느긋하게 해줍니다

밤은 천지가 단색이라
좋습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도
좋아
좋습니다

당신만 있어 준다면
어두워도
그렇게 밝을 수 없는
세상이 있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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